동물복지계란과 계란 소비자가격에 대하여

지난 16년 11월 16일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로 인해 많은 가금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현재는 1주일이 넘게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잠잠해 진 듯 보이지만, 현재까지 340여 농가가 AI 양성판정을 받았고,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하면 800여농가에서 33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되었다.


이번 AI에서는 육계보다 산란계와 오리 농가의 피해가 컸는데 특히, 산란계의 경우 30% 정도의 어미닭이 살처분되어 계란 수급에 빨간불이 켜져 가격이 매우 높아졌다. 계란은 두부와 같은 품목과 함께 마트의 행사상품으로 자주 올라오며 중간상인의 조작(?)에 의하여 가격의 등락이 큰 물품인데, 이번 가축전염병의 발생으로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


급기야 정부에서는 설 명절을 전후로 미국산 계란을 수입하기에 이르렀고, 매우 오른 계란가격은 최근 들어서야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본인은 작년부터 계란은 동물복지계란으로 사 먹고 있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관련 포스팅들을 읽어보시라)

특히 생협(한살림)의 계란이 저렴하고 품질도 괜찮은 편이라 자주 이용하는데, 요즘은 계약농장에서의 출하량이 소비량에 미치지 못하여 금방 동나고 있다. 그나마 계약재배라 가격의 등락이 거의 없어 다행이다.




오늘 야채부침개를 해 먹기 위해 계란이 필요했는데 마침 딱 떨어져서, 급한대로 집앞의 작은 수퍼에서 계란을 사러 나갔는데, 풀무원 목초란 10구들이가 7,500원 (일반 유정란)이고, 그냥 저냥 보통의 계란이 15구 8,000원이어서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 나머지 그냥 돌아왔었다. 



하지만 계란은 꼭 필요했기에, 한살림 생협으로 갔는데, 여기도 계란은 일찍이 동나고 없었다.

참고로 지난 12월말경에 한살림에서 산 동물복지란의 가격은 10구들이 3,600원으로 저렴했었다.



(지난 1월말에 한살림 매장에서 산 계란은 3,600원이었다)


할 수 없이 생협에서는 다른 품목만 구입을 하고, 인근의 롯데마트에 들렀다.

롯데마트에서는 예전 한창 계란 대란때와 같이 1인 1판 제한같은 문구는 없었고, 매대에도 물건이 모자라거나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가격은 꽤 많이 올랐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운데 보이는 풀무원의 목초달걀이 집앞 수퍼에서는 10구들이 7,500원이었는데, 마트에서는 15구들이가 7,950원이었다. 확실히 집앞의 가게는 급할 때만 찾는 곳이라 가격이 비싸다고 느꼈다.



(일반적인 유정란은 10구들이 약 5,000원 정도였다)



(풀무원은 동물복지란도 비쌌다)



동물복지란은 두 종류가 있었는데, 풀무원의 계란은 너무 비쌌고, 덜 유명하지만 오히려 자유방목 인증까지 추가로 받은 농장의 것이 가격도 더 싸서 이걸로 구입했다.


계란이 금값이라는데, 정말 부담없이 먹던 계란은 어디가고 이렇게 비싸졌나 생각하게 되었다.



도대체 계란 가격이 왜 이리 차이나는 걸까?


참고로 계란의 유통구조는 다음과 같은 모습을 띈다.

(첨부 :  2014 축산물 유통실태 보고서.pdf


생산자(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은 식용란수집판매업체(도매상과 비슷한 개념)를 통해 바로 알가공업체로 가거나 축산물판매업체(소매상) 또는 일반음식점 등을 통하여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유통흐름을 보인다.


좀 더 구체적인 비율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데


우리가 보통 사 먹는 대형마트와 수퍼마켓은 전체 포장계란의 소매단계 중 54% 정도를 차지한다. 그런데 중간 도매단계인 식용란수집판매업체의 중간 마진이 생각보다 꽤 높다.




(이러한 축산물유통정보는 축산물유통종합정보센터(http://www.ekapepia.com)를 방문하면 얻을 수 있다.)


AI가 발생한 시점인 16년 11월 16일 이후, 최근 17년 2월 3일까지의 계란의 산지와 소비자가격에 대해 알아보면


5천원대 초반의 소비자가격이 설 명절 전까지 9천원대까지 올랐으며 (연두색선), 산지가격 및 도매가격(붉은색 및 하늘색)도 1천원대 초반에서 2천원대로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 다 약 100%에 가까운 가격 상승이 있었지만, 가격 상승 절대금액은 꽤 차이가 난다.



약 2년간의 가격동향을 좀 더 살펴보면 요즘의 이러한 가격 폭등 사태는 매우 이례적임을 알 수 있다.



참고로 보다 상세한 계란 소매가격에 대한 표는 아래와 같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구분)

참고로 아래의 표에서는 위의 '특란'이 아닌 보다 아랫등급인 '알짜란'이라고 표현된 계란으로 좀 더 싸게 잡혀있다. 

이 가격은 가장 보급형의 싼 계란 가격을 말하며, 게시글 위에 찍었던 계란들이 이에 해당한다.


(알짜란의 경우, 15구짜리가 6,300원 정도이다)


계란의 유통구조가 이렇다보니 이번 AI 사태로 인한 계란대란으로 농장이 돈을 벌기도 했지만 (약 100% 산지가격도 높아졌으니 엄청난 이득!), 업자들의 이익폭은 훨씬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물류비, 보관비, 판촉비 등을 감안해야 하지만, 이 정도의 마진율은 과다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출처 : 연합뉴스 캡처)



계란 유통의 마진을 보니, 중간 유통업자의 농간(!)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고, 근본적인 유통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싸게 안정적으로 물품을 살 수 있어야 좋을텐데, 개개 소비자가 농가와 계약재배나 밭떼기를 통해 거래를 할 수는 없으므로, 현재로서 가장 현명한 방법은 소비자 협동조합을 통해 구매하는 것 같다. 한살림이나 자연드림, 행복생협 등을 통해 공급계약이 된 농가들 물품을 이용하면 보다 싸고 믿을 수 있게 농축산물을 살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이용해 봄 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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