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건강에 있어서 백신과 관련된 오해와 진실

 육아에 있어서 백신(예방접종) 관련해서 아내가 '안예모' 라는 사이트에서 주장하는 백신의 위험성을 이야기 했던 것이 생각난다. 백신에 의한 스트레스로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양을 미치고, 부형제에 나쁜 물질들이 들어가니 위험해서 되도록이면 예방접종을 맞히지 말거나 최대한 늦추자는 이야기에 그러자고 동의했었다.

 결론적으로는 연우, 연아는 지금까지 큰 질병 앓이 없이  잘 크고 있으나 아무래도 백신에 대한 안예모의 적대적인 주장은 여전히 동의하기 어렵다.


(안예모 사이트 : http://www.selfcare.or.kr/main/main.php)


본인은 수의사로서 동물에 있어서 질병에 대한 예방백신을 사용하는 것에 대체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인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동물 건강에 있어서 대표적인 몇 가지 백신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1. 백신은 효과가 없다?


 아니다. 분명히 말해 백신은 질병 예방에 많은 효과가 있다.




예로 1982년에 우역이 발생했으나 백신을 접종한 이후 2012년까지 우역의 발생 사례는 전혀 없었다. 뿐만 아니라 고양이의 백혈병 바이러스(FeLV)의 경우, 고양이에게 매우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로 알려져 과거 고양이의 폐사에 있어 가장 큰 원인이 되었으나, 백신을 발명하여 접종한 이후부터는 감염율이 현저히 떨어졌다. 현재는 1~2% 정도의 고양이에서만 질병 발생이 되고 있다.


(고양이 백혈병 백신)


 뿐만 아니라 산업동물에 있어서도 구제역 바이러스, 돼지 써코 바이러스, PRRS 등 수많은 백신들이 확실한 면역을 유도하여 질병 발생을 줄여준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2. 백신은 인간이 만들어 낸 화학 물질로서 자연적인 섭리를 거스르는 것이다?



(여러가지 형태의 면역 기관)


 물론 그렇긴 하다. 백신은 인공적으로 몸에 면역반응을 일으켜서 접종을 안 한 개체의 질병에 의한 질환을 줄여준다. 그런데 자연의 섭리란게 무엇인가? 질병이 발생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하나? 아니면 항생제와 같은 대증치료로 뒤늦게 대응하는 처치만 해야 하나? 주위를 둘러보면 화학물질로 이루어지지 않은 물질은 하나도 없다. 다만 그것이 자연적으로 생긴 것인지, 인공에 의한 산물인지의 차이일 뿐, 근원적으로 원자, 원소, 분자로 이루어 진 화학물질인 것은 맞지 않은가. 백신에 의한 질병 예방 효과는 자연 선택을 거스르기는 하는 것 같지만, 이게 나쁘다고는 절대로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3. 면역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하기 보다 그냥 질병에 직접 노출되는게 낫다?

 

 무조건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봐서 깨닫는것을 선호한다면 이 방법이 나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목숨은 하나이고 불필요하게 건강을 담보로 이러한 모험을 감행할 필요는 없다. 


 물론 면역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 중에 해당 질병에 직접적으로 노출을 시켜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강화하는 방법도 있지만, 백신은 그 질병에 감염되어도 임상증상이 발현되지 않고 편안히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자연감염을 통해 생성되는 면역기전을 모방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사독화 및 약독화된 질병 원인체를 체내에 주입하여 동일한 면역기전을 일으키는 것 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임상증상을 겪지 않고도 면역력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부루마불 게임에서의 우대권 같이 말이다)



4. 사람의 공중위생은 동물에 대한 백신과 전혀 연관이 없다?


(인수공통전염병 : one health가 중요한 이유)


 현재 동물에서 발견된 질병의 75% 이상이 인간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예를 들면 광견병, 인플루엔자, 살모넬라, 브루셀라 등이 있는데, 이러한 인수공통전염병의 경우 동물에서 사람으로 (또는 사람에서 동물로, 동물에서 다른 축종의 동물로) 전염되면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법정전염병으로 특별히 관리한다. 



 동물에서 발생하는 질병을 예방한다면 그 만큼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질병에 대한 확률을 낮출 수 있고, 결과적으로 공중보건학적으로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동물에 대한 올바른 백신 접종은 사람의 공중위생 향상에도 영향을 끼치므로 동물에 대한 백신 접종은 인간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side effect)


물론 백신에 의한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부작용 없는 약은 없고, 모든 약은 독이듯 (다만 용량의 차이만 있을 뿐), 백신 또한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질병 예방이라는 효익이 부작용보다 훨씬 크게 작용하므로 대부분의 경우 백신은 유익하다고 볼 수 있다. 초창기의 부작용 많던 생독백신과 같은 것들은 이제 점차 사라지는 추세이고, 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맞춤형 백신과 같은 보다 안전한 백신들이 이들을 대체하고 있다.


혹시라도 적어도 동물에 있어서만큼은 백신에 대해 무용론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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