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신사의 서비스 비용을 통해 본인의 일의 가치를 생각해 보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이른 출근, 늦은 퇴근에 주말도 돌아가며 출근하여 일을 하고 있다.

마침 일요일인 오늘은 쉬는 날이라 오랜만에 가족들을 데리고 온천에 왔다. 보통의 경우 때밀이 수건을 가지고 스스로 때를 밀지만 피곤하여 힘이 없거나 때가 많이 적립되어 있을 때에는 세신 서비스를 받는다. 오늘도 그간의 피로에 따른 스스로에 대한 보상으로 세신(때밀이) 서비스를 주문했다. 

기본적인 샤워로 기름때와 먼지를 씻어낸 후, 냉탕과 열탕에 약 15분 정도 몸을 불려 때가 잘 밀리도록 여건을 만들어 놓고 세신사 아저씨에게 몸을 맡긴다. 세신에 따른 기본 비용은 15,000원 . 몇 달 전에 본 가격표는 12,000원으로 기억했는데 이 가격도 올랐다. 세신의 시간은 보통 10~15분 정도 이루어지는데, 먼저 바로 누워서 목과 배를 먼저 밀고-> 팔과 다리1 -> 측면(이때 짝짝 두번 쳐서 신호를 보내거나 옆으로 돌아누으라는 신호를 준다) -> 팔과 다리2 -> 측면 -> 뒤로 누워 등과 후면 전부의 때를 민 후, 마지막으로 비누거품을 타월에 풍부히 묻힌 후 온 몸을 쓰윽 문지른 뒤 신호에 따라 일어나는 식으로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다른 부위는 스스로 밀 수 있지만, 등은 하기 어려우므로 특별히 등만 미는 서비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여기에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여 전신 밀기를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신사의 때밀이수건(이태리타월)의 한번 쓱싹(스트로크라고 칭하자)에 따른 비용은 얼마나 될까 라는 궁금증이 생겨, 때를 밀면서 몇 번이나 타월의 왕복이 이루어지는지 세어봤다. 몸의 각 측면(1/4로 나눠서 계산해 보니)에 약 100~120회 정도의 편도 쓱싹 스트로크가 있었는데, 총 세신 시간동안은 약 500회 정도의 스트로크를 받은 것 같다. 이외의 약간의 두드림 안마와 비누칠도 있기에 총 서비스 금액 15,000원을 대비하여 계산해 보면 약 1회 쓱싹 스트로크당 25~30원의 가치를 가지는 것 같다.

나의 시간당 생산성은??

본인의 경우엔 정규직 풀 타임 고용 근로형태를 띠고 있어 이와 같은 계산을 하긴 좀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매일 또는 주기적/비주기적으로 생산하는 각종 보고서와 분석자료, 메일 등의 작성 서류와 시행한 문서, 전화통화 상담 건당 얼마 정도의 비용을 고민해 봤다. 직급과 연차에 따라 이 가격은 조금씩 차이가 날 것으로 생각한다.

세금과 같은 복잡한 것을 차치하면 500~600만원 / 20일로 두리뭉실하게 계산하면 약 1일 일하는데 25~30만원 정도의 대가를 받는 것 같은데 그러면 매일 하는 통화 1건당 5천원, 시행하는 문서 1건이나 기획서 1건당 10만원 이런식의 계산이 나왔다. 물론 이것도 세분화하여 보고서 1쪽당 몇천원 이런식의 분석도 가능하리라 보는데, 이렇게 생각해보니 본인의 노동당 생산성도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특히나 본인과 같은 호봉제의 일괄적 임금을 받는 사람의 경우 커피를 마시며 잡담하면서 노닥거리거나 거래처와 밥먹는 시간, 심지어는 똥싸고 오줌누는 시간까지 근로시간에 포함되어 버리므로 실제 일하는 시간이 희석되어 과대계산되는 오류가 나온다. 

공사판 노가다판에서는 돈내기라고 하여, 일당이 아닌 해당되는 과업당 얼마를 지급받는 방식의 일꾼이 있다. 진정한 프리랜서, 실적에 따른 대가 지급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본인도 사실 실제 일 안하는 시간을 모두 발라내고 실제 일한 결과물만 가지고 생산성을 평가한다면 지금과는 매우 다른 단가가 적용될 것이다.

언젠가는 이 일을 그만두고 다시 야생의 세계(?)로 던져질텐데, 크나큰 조직의 보호를 받으며 경쟁력을 잃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쓰고보니 이상한 글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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