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7 오랜만에 용산 뿌리서점에 가 보았다

대학생 시절, 새 책을 사기에는 부담되고 헌책방의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좋아 자주 왔었던 용산의 뿌리서점.

 

중학교부터 알고 지내던 오랜 친구가 찾아와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눈 다음, 뿌리 서점으로 향했다.

 

(뿌리서점은 용사의 집 뒤편에 있다)

 

 

대학생 시절 과외 학생 사주려고 성문 기초영문법 등 중고 문제지 사던 때, 각종 자기계발서적들, 소설책, 잡지, CD부록들 등 참 여러가지 중고책들을 샀었었고, 근처 용산 컴퓨터 매장에 각종 전자기기들을 아이쇼핑하는 낙에 자주 왔었던 기억이 난다.

 

 

(서점은 지하에 있는데, 입구에는 신착 중고도서를 1차 분류한 책들이 있다)

 

(한 사람 겨우 지나갈 정도로 책으로 빽빽히 들어찬 계단)

 

(뿌리서점의 책들은 여전하다. 타임머신을 타고 학창시절로 돌아온 향수에 잠깐 젖어들었다)

 

이 서점의 사장님께서는 방문시 항상 커피를 타서 주셨는데, 책을 보다보면 자꾸 권하셔서 세잔 네잔씩 마시고 오던 기억이 난다. 책 값 또한 저렴한데 이래도 책방이 운영이 되나 싶을 정도로 싸게 주셔서 항상 고맙고 죄송했었다. 책 하단 부위에 '30-' 이런식으로 연필로 가격을 적어 놓으셨는데 실제로 이 가격을 다 받는 경우는 별로 없고, 책 한권 한권씩 셈을 하신 후, 차비조로 몇천원, 이쁘니까 얼마 이런식으로 추가로 깎아주셨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다니면서도 이따금씩 서점을 방문했었는데 (유한 다닐 때), 농협으로 옮기고 난 뒤로부터는 거의 방문을 못 했었다.

 

사장님께서 연세가 있으셔서 혹시나 서점 문을 닫으시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오늘 방문해 보니 아드님께서 일을 열심히 도와주고 계셨고, 사장님도 여느때 같이 책을 정리하고 계셨었다. 사장님께서는 나를 잘 못알아 보셨지만 내가 인사를 꾸벅 하고 아는척을 하자, 이윽고 이야기를 하신다.

 

20대 초부터 이 서점을 알았으니 이제 한 15~16년 정도 된 손님이라고, 사장님 덕에 공부 잘 해서 좋은 직장 다니면서 잘 지내고 있다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건강하시라고 하며 책 3권을 골랐다.

 

책에 적힌 가격은 1만원이었지만 8천원만 받으신다. 2천원은 사장님 마음의 할인이다.

 

 


 

 

 

 

 

 

 

 

 서점에서 책 구경과 구입을 하고 나와서 마트 들러 맥주 한캔씩과 모히또를 한병 사서, 용산역 아이파크 백화점앞 공터에서 친구 둘과 나눠 마시고 (물론 쓰레기는 분리수거까지 다 하고) 다음에 다시 또 재미있게 만나자는 기약을 하면서 각자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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