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류에 이름을 써 주면 수명대로 쓸 가능성이 높아진다

초등학교 2학년 때였나 (그때는 국민학교였다), 아무튼 본인이 8살인가 9살때 학교 시험 문제가 아직도 생각이 난다.

 

시험 문제로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은가?'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답은 "소지품에 이름을 적는다" 였다. 그런데 그까지 생각을 못했던 나는 '소지품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라고 적어서 그 문제를 틀렸었는데, 그 때 이후부터 연필과 지우개, 필통 등 여러 학용품에 이름을 적는 습관이 배었다.


 

 지우개의 표면에 153 볼펜으로 이름을 써 놓으면 볼펜의 잉크가 지우개 고무 아래로 서서히 퍼지며 연해지는 것을 관찰하는게 재미있었고, 이름 쓰기가 재미있어서 이름을 판 도장을 만들어 책, 공책 등에 꾹꾹 찍었던 것도 생각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 특히 사무직으로 근무하면서 - 사무용품에 이름을 쓰고 관리하고 있는데, 이런 습관 덕에 펜, 자, 스테플러 등의 물품들을 거의 잃어버린 적이 없다.

 

 

특히 153 볼펜은, 값이 싸고 흔해서 돌고 돌다 보면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자리에서는 계속 늘어나기도 한다), 여기에도 견출지를 이용해서 이름 표시를 하니 잘 잃어버리지 않게 되었고 혹시 다른 자리에 놓여 있다가도 대개 나에게로 되돌아왔다.

 

 

(국민볼펜 모나비 153의 숨겨진 비밀 : http://blog.naver.com/andre518/10184054182)

 

(볼펜에 이런 식으로 견출지에 이름을 써서 돌돌 붙여놓았다)

 

153볼펜 뿐만 아니라 플러스펜, 형황첸, 자 등에도 견출지에 이름을 써 두고, 손이 많이 가서 때 탈 수 있는 부분에는 스카치테이프를 한바퀴 둘러주면 오래 간다 (테이프가 둘러지지 않은 곳은 손때가 타고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이럴땐 좀 보람지다)

 

이렇듯 물품에 이름 쓰기 하나를 실천했는데도 문구류의 잃어버림에 따른 허실은 꽤 많이 줄일 수 있어 요즘은 다 쓴 볼펜들을 속속들이 만나게 된다. 수명이 다 하지 않은 학용품을 잃어버리거나 버릴 때 미안한 감과 아까운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깔끔하게 다 쓰게 되면 웬지 모를 뿌듯함도 느껴진다.

 

한참 공부를 많이 할 때에는 젤러펜을 매일 한자루씩 다 썼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153볼펜 한자루도 몇 달씩 쓴다. 반성해야하겠다.

 


그리고 끝없이 생성되는 a4용지 이면지들.

다시 프린트하기에는 애매하거나 프린트기기가 고장나 버릴 우려가 생겨 사용하기 꺼려지는 이면지들은 연습장으로 끄적끄적 활용하고 세절기로 세절해서 버린다.

 

(이면지를 연습장으로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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