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튀김을 만들어보았다 (실패했으나 맛은 있었던 경험)

어렸을 적 학교 앞 분식집에서 한개 50원씩 팔던 떡볶이와 오뎅, 100원짜리 튀김을 좋아했다.

깐돌이 하드가 50원 정도 하던 시절, 80년대말, 90년대 초반 즈음이니까 벌써 25년도 넘는 옛날이다.


튀김 먹다가 입천장 까였지만 맛있었던 기억에, 오랜만에 야채튀김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당초에 생각했던 야채튀김의 모습은 아래와 같이 삐죽삐죽하고 바삭한 그런 모습이었으나, 실제로 이렇게 만들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직접 만들어보고 깨달았다.


(당초 기대했었던 야채튀김의 모습)


먼저 여러가지 재료를 구해 씻고 다듬어준다.


(생협 고구마)


(새송이버섯)


(튀김가루)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튀김의 품질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튀김가루였다. 이는 이번 명절때 형수님이 차례상 튀김을 만드실 때 들었는데, 그 때 썼었던 튀김가루 중 백설표 튀김가루는 바삭하지 않고 눅눅했으나 상대적으로 오뚜기표 튀김가루가 맛있게 튀겨졌던 걸로 기억한다.

이번에 썼던 가루는 생협에서 산 것이다



감자칼을 이용하여 고구마 껍질을 깎아준다.

이 고구마는 껍질 깐 다음 이윽고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는데 그렇다고 또 깎아서 하얀 상태를 만들 필요는 없다. 왜냐면 조금 있으면 또 색깔이 변할 거고 색깔 변했다고 맛이 없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외에 냉동실에 말린 호박 썬 것이 있어서 꺼내왔다. 새송이버섯은 씻어서 준비



이렇게 길쭉한 모양으로 대강 썰었다



튀김용 기름으로는 유채유를 사용했다.

일반적인 콩기름 식용유 보다 조금 더 비싸기 때문에 튀김에도 좋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실제로 튀김을 만드는 데에는 그냥 싼 식용유가 더 적절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름이 아까워서 냄비에 왕창 받아놓고 튀기지 못해 아쉬웠는데 다음번에는 저렴이 식용유로 넉넉히 튀겨보리라



이렇게 기름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여러번 튀겨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튀김옷을 입은 음식이 대량 투하되면 기름의 온도가 일시적으로 쫘악 떨어져서 기름이 많이 배게 되는 것 같다. 



준비한 재료는 튀김가루와 물을 적절히 섞어서 옷을 입혀주었다. 소금 등 양념은 넣지 않았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튀김옷의 코팅이 적절하지 않아 기대한 만큼 튀김옷이 이쁘게 잘 입혀지지는 않았다.



위생장갑을 끼고 튀김재료를 좀 더 주물주물 해 준다음



정찰병 튀김을 한개 넣어 온도가 적절한지 (튀김이 가라앉았다 촥 떠오르는지) 확인하고



나머지 것들도 넣어줬다. 그런데 처음 올렸던 그런 삐죽삐죽한 별 모양의 뭉쳐있는 야채튀김이 아닌, 탕수육 같이 각각의 재료가 따로 놀게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건 기대한 모습이 아니다!



그래도 1차 시도로 만들어진 야채튀김을 적절히 잘 저어줘서 익혔다.



간간히 튀김옷이 벗겨져서 맨 살 째로 튀겨지는 재료들도 대거 발생.

그렇다! 튀김 옷과 재료와의 결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긴 현상이다



어쨌건 1차 튀김은 마무리 해야 하므로 강행

스텐펜의 주변이 벌써부터 타기 시작한다. 안돼..



그래서 두번째 튀김옷에서는 물을 좀 더 부어 튀김옷을 좀 더 걸쭉하게 만들어서 적용시켜 보았다.



그랬더니 좀 더 덩어리진 모양의 튀김을 만들 수 있었는데. 이제는 기름이 부족해졌다.

겨우 바닥에 깔린 기름에 맞추어 튀김을 뒤집어줘서 가까스로 준비한 재료를 모두 튀겼다. 

여러번 기름을 쓰는 데에 있어서 까맣게 탄 부스러기가 튀김에 묻어 모양이 이쁘지 않게 나왔다.


꼭 충분한 양의 기름을 쓰면서, 찌꺼기들을 중간중간 뜰채로 떠서 잘 제거해 주면서 튀겨야 하겠다.




원래 기대했던 모양과는 완전 딴 판이 된 야채튀김



본인은 튀김옷 부스러기들이 바삭해서 더 맛있었다. 



사실 만드는 중간중간 이 녀석들이 맛있다고 오며가며 집어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모양이 이쁘지 않아도 맛있다며 잘 먹는 딸들을 보니 뿌듯했다.



튀김 교훈 : 튀김요리 실패를 줄이기 위해 주의할 점


1. 충분한 양 + 적절한 온도로 달구어진 기름이 중요하다.

2. 튀김옷을 좀 더 적합한 비율로 만들어서 재료끼리 잘 붙도록 연구해 볼 필요가 있겠다.

3. 튀김 찌꺼기는 수시로 치워줄 것

4. 재료는 얇게 썰자


다음에는 버섯튀김 등 좀 다양한 모양의 튀김요리에 도전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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