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즙기계의 다이슨 - 엔젤리아 7700P 를 장만했다 (개봉기)

요즘 본인이 영 기력이 없어 보였는지 아내가 이런 저런 고민을 하더니 녹즙기를 주문한다고 한다.

그냥 사 먹는 녹즙은 못 믿겠고, 생협의 야채를 직접 짜서 주겠다고 하는데 여러 녹즙기 중에 '엔젤리아' 라는 브랜드의 것을 사야겠다고 한다. 뭐 녹즙기는 휴롬이나 필립스 같은 브랜드가 유명한 줄 알았는데, 엔젤리아 라고 하는 브랜드가 녹즙기 계통에서는 숨은 명품이었나보다. 


장모님댁에서 쓰시던 제품도 이 브랜드였는데, 솔직히 댁에 있던 투박해 보이는 이 녹즙기가 저렇게 비싼건지는 몰랐다. 아내의 말로는 25년은 넘게 고장 없이 쓰고 있는 제품이라 꼭 저걸 사야한다고 하는데, 본인은 녹즙기 가격이 끽 해봤자 한 20만원 안쪽으로 생각했고, 좀 좋은거 사 봤자 한 50만원이면 충분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본인이 생각한 일반적인 녹즙기의 형태와 가격들 : 아무리 비싼거 사도 30만원이면 퉁 칠 줄 알았는데)


아내는 무려 120만원이나 하는 물건을 사 버린 거였다! 녹즙을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저 돈이면 그냥 싼 녹즙기 하나 사거나 그 돈으로 믿을만한 회사의 녹즙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을텐데 아무튼 엄청난 돈을 내고 엔젤리아 녹즙기를 샀다.


궁금해서 이 회사의 제품들에 대해 검색을 해 보니 정말 좋은 제품이긴 한 가보다.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는 엔젤녹즙기)


다른 착즙기가 원료를 그냥 갈아서 액체를 적당히 내려보내는 방식인데 반해, 이 제품은 3차에 걸린 확실한 착즙으로 식물의 세포벽까지 갈아버려서 즙을 남김없이 내려보내는데 모두 스텐 재질로 만들어져 환경호르몬 같은 것도 안 나온다고 한다. 청소기로 비교하자면 일반 진공청소기와 다이슨 진공청소기의 차이 정도 되는 것 같다.



꼼꼼하게 포장 되어 왔는데, 구성품이 매우 푸짐하다. 나름 녹즙기 제작에 있어 크나큰 자부심을 가지고 만든 것 같은 느낌을 받은게, 여러가지 구성품 때문이었는데



녹즙을 짜 먹는데 필요한 소소한 부품들 까지 모두 들어있었다. 녹즙기에 재료를 밀어넣기 위해 필요한 나무 봉도 2개가 들어있고, 착즙이 이루어지는 부분의 실리콘 링도 여분으로 하나 더 제공되었다. 



그리고 또 놀랐던게 제품 설명서와 함께 들어있던 녹즙을 짜 먹는 효과와 중요성에 대한 자료였다. 한 두장 짜리 브로셔 였으면 그냥 그러려니 했겠는데, 아예 단행본 책이 들어있었다. 



이 책의 내용만 보아도, 이 회사에서 녹즙기를 만들어 파는게 그냥 기계를 파는 게 아닌, 건강을 파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 만 파는 것이 아닌 아이튠즈와 앱스토어를 통해 플랫폼을 제공하듯, 이 회사는 녹즙을 통해 건강한 생활을 파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기계만 팔고 나몰라라 하는 회사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게다가 녹즙을 통한 천연치유에 대한 세미나 DVD도 시리즈로 된 걸로 따로 제공되었다. 이건 아직 틀어보지는 못 했지만 자연치유에 대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이 되고,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런 자료는 사실 줘도 그만, 안 줘도 제품 판매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패키지 제일 위에서 꺼내서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것은 이 회사가 해당 제품에 대해 정말 자부심을 가지고 만든 것 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제품 개봉 단계에서부터 제품에 믿음이 가기 시작한다.



비닐을 벗겨보니 이런 모습이다. 외관 전체가 스텐으로서 병원에서 쓰이는 수술도구나 대형 급식을 위한 주방에서 쓰이는 조리도구가 생각난다.



반질반질 이음매 없는 상판이 매끈해 보인다. 디자인은 투박하지만 군더더기 없다.



트럼펫 같이 생긴 곳으로 야채, 과일 등을 투입하는데, 투입구 안쪽을 보니 착즙을 위한 기어가 보인다.



1,2,3차의 착즙과정을 마치고, 저 미세한 구멍으로 즙이 나온다



열어보니 이런 구성이다. 1차 착즙은 왼쪽 큰 톱니바퀴로 이루어지고, 2차는 가운데의 좀 부드러워 보이는 곳, 3차는 그냥 편평해 보이는 부분을 통해 꼬~~옥 짜서 나오는 구조다.



바로 몇 가지 야채를 착즙해 보았다. 왼쪽이 즙 나오는 통, 오른쪽이 찌꺼기 나오는 통이다.

(착즙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사진 찍는 것을 깜빡했다)



미나리, 사과, 배를 갈았는데 알뜰하게 즙이 나오다 보니 적은 원료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즙이 많이 나왔다.



얼마나 알뜰하게 짰냐면 찌꺼기를 보면 알 수 있는데, 만져봐도 수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 정도면 정말 철저하게 세포벽 까지 모두 파괴해서 식물세포 안의 내용물까지 꼭 짜서 나왔을 것 같다. 보통의 녹즙기에서는 찌꺼기가 이 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는 같은 양의 녹즙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원료를 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녹즙의 품질이 다른 녹즙기 보다 좋다고 한다. 원료를 아끼는 의미에서보다 녹즙이 그만큼 더 진하고 확실하게 나오기 때문에 같은 녹즙을 먹어도 양질의 것을 먹는다는 뜻.



만져보니 푸석하고, 수분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먹어 봤는데 맛은 없다




다이슨 청소기를 처음 샀을 때는 이사를 가고 큰 지출이 많을 때를 틈타 큰 마음을 먹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비싼 가격에 대해 경악하다 사용할 수록 새로운 청소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던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부모님댁, 장모님댁, 형님댁 등에도 다이슨 청소기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돈이 아깝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뿌듯하다. 

아마 엔젤리아 녹즙기 7700P 이 것도 비슷한 만족감을 선사할 것 같다.


살면서 여러가지 제품들을 사 보고, 후회하고-만족하며 교훈도 얻었는데


1. 잘 모르는 제품은 처음부터 제일 좋은 것을 살 것 : 결국 이게 가장 돈과 시간, 열정을 아끼는 길이라는 건데 경제적인 사정과 용기의 부족으로 보급형, 저가형을 삼으로 인해 불만을 느끼게 되고 나중에 결국은 고급형 제품을 사게 된다.


2. 어르신들 말씀, 아내의 말을 잘 들을 것 : 상당한 측면에서 도움이 되며 시행착오를 줄여준다.


3. 건강에 대한 것, 몸에 직접 닿는 것은 좋은 것을 사라 : 결국 잘 먹고, 좋은 곳에 살며, 잘 입으려고 돈도 벌고 하는건데, 이를 아끼면 바보다.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것.


이런게 그 교훈이었다. 이 중, 다이슨 청소기로부터 배운 교훈은 1번에 대한 것인데, 이 녹즙기도 아마 비슷할 것으로 생각한다.


조만간 녹즙을 먹고 좀 더 건강하게 변한 나와 가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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