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전기자동차 EV6 일주일 시승기록, 짧은 감상

이번에 운 좋게 시승체험단에 당첨되어 기아자동차의 최신 전기자동차, EV6를 일주일동안 시승할 수 있게 되었다.

1주일동안이나 차를 빌려주는 이벤트였는데, 본인은 이번 추석 명절이 시작되는 9월 17일부터 명절연휴 다음날 23일까지, 그야말로 딱 좋은 시기에 당첨이 되었다. 명절시기의 장기 시승이벤트는 현대기아차에서 매년 하고 있는데 당첨되는것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어, 이번의 시승단 문자는 엄청난 경품 당첨에 맞먹는 기쁨이었다.

 

 

본인은 이미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각각 한대씩. 두대의 차를 타고 있다. 하나는 얼마전까지 출퇴근용으로 썼다가 지금은 가족용, 아내용으로 쓰고있는 그랜저HG 하이브리드 모델이고, 또 하나는 왕복 60km정도의 거리를 매일 출퇴근용으로 쓰고 있는 SM3 ZE(2세대)이다.

 

준대형 자동차로는 매우 훌륭한 연비를 보여주고 있는 HG 하이브리드
SM3 ZE의 완충후 최고로 찍은 주행거리가능거리는 약 300km이다. 평소에는 200~250km정도로 나온다

 

이번 시승차량을 인수, 반납했었던 기아자동차 홍성지점

 

차를 인수받는 날이 평일이라, 오전 반휴를 신청하여 걸어서 갔던 기아차 대리점. 홍성지역에서는 시승이벤트 당첨자가 본인이 유일하다며 이 어려운 이벤트에 어찌 당첨되었는지 축하해주셨다. 간략한 서류를 작성하고 바로 차량을 인수. 집에 들렀다 회사로 출근했다.

 

집에서 회사까지 약 30km을 운전하면서 처음 받았던 느낌은 "격세지감", "하극상" 이런 단어로 표현될 것 같다.

전 세대의 더 크고, 고급인 차량을 넘어가는 성능과 실내공간은 이제 진짜 대세는 전기차로 가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했다. 태생이 전기자동차이다보니 엔진에 의한 떨림, 소음이 아예 없고 (그나마 있는 가상 사운드<?>도 옵션에서 끄면 더 조용해진다), 모터의 출력이 바로 전달되다보니 가감속도 차원이 다르게 경쾌했다. 

현재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는 SM3 전기차를 타고 있기에 알고 있음에도, 주행질감같은 차의 느낌이 차원이 다르게 좋았다.

 

이번 시승한 차량의 제원과 가격이 찍힌 차키. 6,400만원짜리이다
EV6의 차키, 전면의 검은 버튼은 자동주차같은데 사용하지는 않았다. 
차 키가 다소 큰 점은 불만이었다. 동글동글하고 작은 차 키가 본인에게는 좀 더 좋았다

 

 

실외 외관은 스포츠카 같이 날렵하고, 시승한 차는 휠도 큼지막해서 굴러가는 모습이 매우 멋있게 느껴졌다. 

뒷모습도 꽤 파격적인데, 개인적으로는 앞보다 옆, 뒷모습이 더 멋있는 것 같다.

 

실내가 정말 넓고 시원시원했다. 운전석에 들어가기 편하게 내린 후에는 좌석이 최대한 뒤로 당겨졌다 착석후에는 다시 조정되는게 차가 운전자를 위해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또한 가로로 길게 뻗은  계기판과 네비화면은 운전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를 보여주며 운전 내내 만족감을 줬다.

 

자리에 앉으면 이런 모양이다.
충전을 위해 주차해 놓은 상태인데, 운전석에 앉으면 이런식으로 보인다. 화면이 분리된 중간의 영역은 어차피 핸들로 가려서 안보이므로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시승 기간으로는 충분했던 7일동안 약 1,000km 가까이 운행했다. 가격만 빼면 거의 모든 측면에서 만족했던 시승이었는데, 그래도 시승동안 느꼈던 좋은점과 아쉬운점을 적어보면

 

<좋았던 점>

1. 운전하기 매우 편함

 - 고속도로 운전 보조시스템(HDA)는 다음 차량에서는 필수 옵션으로 넣어야겠다. 이 기능을 켜고 운전하니 차량 운전시 피로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 같다. 운전 선생님이 옆에서 운전대를 잡고 지도해 주는 듯 하고 가감속을 알아서 지원해주니 엑셀과 브레이크를 위해 발목을 놀리지 않아도 되니 엄청나게 편해졌다. 

 

2. 패들시프트를 통해 회생제동을 직접 조절하는 점

 - SM3 ZE는 엑셀에서 발을 떼면 엔진브레이크가 걸리듯 회생제동이 걸리는데 이러한 이질감이 불편했다. 상황에 따라 회생제동을 하지 않고 타력운전을 하고싶을때도 있는데, 이 때문에 얼마간 엑셀을 밟고 있어야 해서 운전이 피로해졌다. 그런데 핸들아래에 있는 패들시프트 레버를 가지고 회생제동의 수준을 결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리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강한 회생제동을, 그럴 필요없이 탄력적으로 운전하고싶을때에는 약한 회생제동이나 아예 기능을 꺼 버릴 수 있다. 

 

3. 앞좌석의 선형 무드등이 좋았음

 - 그 자체로 실내분위기를 살려주어 좋았는데, 속도위반 카메라 앞을 지날때 경고의 의미로 파란색에서 빨간색을 점등하는것을 보고 정말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흡사 자동차 게임의 가장 쉬운 레벨 튜토리얼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4. 야간운전시, 오토하이빔 편리함

 - 이것도 다음 차량에서는 필수옵션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 차량이나 반대편 차량이 눈부시지 않도록 네모난 블록의 빛 조각을 쫘라락 조정하는것을 보고 감탄했다. 매번 수동으로 하이빔을 조정하지 않아도 되니 이 또한 운전의 피로가 줄어들어 장거리 운전시에도 부담감이 덜했다.

 

5. 470km 정도의 주행거리는 충분하고 충분함

 - 현재 타고 있는 sm3 ze는 200~300km정도를 운행가능하다. 300km은 거의 정속주행만 하였을 때의 이야기고, 스트레스없이 타고 다녔을 때에는 230km정도가 나오는데, 이 스펙으로는 서울-부산 편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휴게소에서 한시간 가량을 충전하는데 써야 한다. 처음에는 이런 점을 참고도 괜찮다 생각했는데 충전에 필요한 시간과 충전스트레스가 절약되는 돈보다 더 큰 것 같아 나중에는 400km 미만의 전기차는 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sm3 전기차는 살살 운전하면 완충시 이정도 주행거리가 나온다

 -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주행거리가 긴 모델이라 470km이지만, 이보다 낮은 스펙의 스탠다드 모델로 370km이라 하니 이정도의 거리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6. 이핏의 편리함. 50% -> 80% 충전에 9분이 걸렸다.

 - 홍성 ~ 경주로 내려가는데, 중간에 칠곡휴게소 부산방향에 있는 이핏 충전소를 이용했다. 이곳에서의 충전은 80%까지만 지원되는가본데, 당초 50% 남아있던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했는데 단 9분이 걸렸다.

 - 차를 대고, 화장실 다녀오니 충전이 다 끝났다. 나머지 20%는 옆에 있는 일반 급속충전기를 이용했는데 속도차이가 상당했다. 약 10%만 더 충전하고 출발했는데 (90%충전), 이정도면 충전스트레스 부담은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가격은 비쌌지만 (500원/kw), 이정도 속도로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니 정말 좋았다.

 

7. 실내공간이 넓다

- 운전석 아래, 조수석 대시보드 등 수납공간이 많았다. 특히 기어봉이 있을 자리에 통째로 수납공간이 있어 비닐봉지나 쇼핑백 작은것도 놓을 수 있을 정도로 넓어 좋았다.

이 자리가 꽤 크다. 
대시보드 아래의 공간도 꽤 커서 책도 몇권씩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센터콘솔도 넓고 깊다. 

- 뒷좌석도 충분히 넓고 쾌적했다. 특히 바닥 가운데 볼록 튀어나온 공간이 없어 좋았다. 그랜저만큼 또는 조금 더 넓은 느낌이 들었다.

 

8. 기타 편의장치, 기능은 역체감이 심하다

 - 360도를 다 비추는 카메라는 더 이상 목을 빼고 주차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정도로 다 비춰주고 센서로 알려주는데 차를 긁어먹으면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본인과실일 것 같다.

 - 차의 전원을 켜면 오늘 날씨에 대해 간략히 알려주는데, 이런데서 오는 즐거움과 대우받는 느낌도 좋았다.

 - 오디오의 성능이 꽤 좋았다. 다음날 그랜저 HG를 타고 오디오를 들었을 때 뭔가 먹먹하고 답답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게 바로 역체감에서 오는 답답함이었다. 물론 이런 느낌은 며칠 있으니 없어지긴 했다. 

 - 차량 운행모드 변경시 부드러운 모습 ~ 날렵한 모습으로의 디자인 변화는 직관적이고 멋졌다.

 

 

<아쉬웠던 점>

 

1. 차급에서 오는 한계

 - 차 회사에서도 이 차만 만들것이 아니라 여러 상위 후속모델을을 내 놔야 할 것이므로 어느정도의 급 나누기(?)는 어쩔 수 없었을 것 같아 이해는 한다. 하지만 6000만원이 넘는 차량인데, 차량의 시트와 내장 플라스틱은 조금 더 좋은 급을 쓸 수 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2. 멀티미디어와 송풍장치간 전환에 숙달이 필요했다

 - 차의 버튼들을 터치형태로 바꾸고, 버튼의 수를 줄이다보니 네비 등이 있는 멀티미디어 메뉴와 에어컨/히터 등의 송풍장치간의 토글버튼을 눌러야했는데 이게 초반에는 익숙치않아 엉뚱한 조작을 몇 번 했다. 볼륨조절이나 에어컨 오프 같은 기능들은 따로 물리버튼을 지정해놓아 바로 켜고 끌 수 있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3. 차 키는 조금 작았으면 한다

 - 기존 그랜저 HG같이 동글동글하면서 작은 키가 주머니에서 걸리적거리지 않고 좋은데, 이번 EV6의 키는 크고 묵직했다. 주머니에 가지고 다니기 덜렁거려 따로 빼 놓는 경우가 많았다. 

 

4. 문 손잡이가 사선으로 튀어나오는 방식은 낯설고 불편했다.

 - 이 방식보다 기존 차의 방식이 직관적이로 편리할 것 같았다 (주관적 의견). 기존 차량에서 터치를 하여 문을 잠그는 게 편했는데, 이게 안되어서 어색하고 불편했다.

 

 

차를 반납할 때가 되니 반납하기가 싫고 계속 타고 싶었다. 지금 타고 있는 차들도 나쁘지 않지만 일주일간 너무 좋은 차를 타다보니 기존의 차들이 오징어가 되어버린 것 같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깨끗히 손세차를 한 다음 반납을 완료한 지금, 미래의 차를 미리 타보게 된 것에 감사하고, 다음 차는 꼭 고급형 전기차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반납전 세차 : 다음사람을 위해 깨끗하게 세차하고 반납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