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꿈의해석’ 독서감상

 

눈에 보이지 않고 추상적이어서 설명하기 쉽지 않은 것 중 대표적인것이 정신이라는 개념일 것이다. 그간 인간 정신에 대한 이해와 접근은 신학적인 믿음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잘못된 것들이 많았다.

프로이트는 을 연구함에 있어서 인간정신의 의식을 포함하는 개념으로써 무의식을 도입했고, 정신영역을 구별하기 위해 이드, 자아, 초자아로 의식의 수준을 나누어 설명하기도 했다.

 

인간의 정신을 분석 및 해석하는 방법으로 을 이용하였던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하루의 1/3 가량을 보내는 수면 시간은 의식의 압력 없이, 무의식의 총체 이드가 자유로운 상황이다. 이 때 나오는 꿈은 무의식이 움직이는 궤적을 그리는 그림이나 영화로 보이는데, 이를 분석함으로써 인간 내면의 의식을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멀쩡한 상태, 즉 의식이 지배하는 상태에서는 정신을 객관적인 상태로 분석할 수 없을텐데, 의식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라고 할 수 있는 수면시간은 비교적 정제되지 않은 정신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당초 정신분석의 목적은 신경질환의 원인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 원인을 제거해 치료하는 데 있었다고 한다. (프로이트는 직업이 의사이다) 프로이트는 꿈을 통해 정신분석을 연구하면서 이것이 신경증 환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적용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런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사상체계를 수립했다.

 

프로이트는 유대인으로써 당시 나치의 지배하에서 고단한 인생을 살았다. 생애 동안 훌륭한 학문적 발견을 한 것과는 별개로,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가족이 수용소에서 살해당하고, 딸과 손자마저 질병으로 떠나보내며 제자들 또한 사망하거나 자살하는 불행을 겪었다. 그러면서 그의 사상의 방향도 변화를 겪는다. 본인같으면 이런 상황에서는 학문이나 연구같은 것을 제대로 할 수 없고 되는대로 살았을 것 같은데, 지인들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말년의 악화된 건강상태에도 불구하고 임종시까지 정신분석학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다는 점은 매우 존경스럽다.

 

본인은 이 책을 고등학생때 제목에 이끌려 처음 읽어보았었다. 그때는 무슨 뜻인지 잘 모르고 꾸역꾸역 읽었었는데, 수의학을 공부하면서 신경정신과 부문을 공부하고보니 좀 더 이해가 되었다. 정신에 대한 화학적, 생리학적 기전의 이해는 컴퓨터로 따지면 하드웨어적인 것에 가깝다면 정신분석은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정신병들이 신경전달물질의 과도한 방출이나 억제에 의한 것으로, 이런 것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증상을 완화하는 접근을 취하고 있다. 생리학의 눈부신 발달로 예전에는 그저 신비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것에 대해 최소한의 대응책은 마련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이해와는 별개로 고민상담, 연극치료, 심리상담 등의 정신분석영역은 중요하다. 어쩌면 이것은 신경증에 있어서 물리화학적인 현상에 앞서 일어난 좀 더 근원적인 것으로, 약물치료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사상은 현대 심리학에 많은 영향을 주고, 계승되고 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이 수정 보완되어 발전된 형태로 남았다. 현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초창기의 한계 때문에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부족한 면모도 많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을 나름의 체계로 이해하고 치료법을 최초로 제시한 점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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