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산내면 하바드치킨 이용기

지난 주말 (7.30), 경주에 있는 부모님이 계신 시골댁에 내려갔다가 하버드치킨이라는 동네 치킨집을 이용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조카들이 이 곳 치킨이 깔끔하고 맛있다며 꼭 이걸 먹고 집에 갈거라며 방방 뛰어, '도대체 하버드 치킨이 뭐길래' 라며 어머니와 매형과 함께 가게에 갔었다.

 

(네이버 로드뷰를 통해서 본 가게의 위치, 정면 구석 왼쪽에 보이는 작은 가게다)


 

옛날 우리나라에 양념통닭을 처음 소개한 페리카나, 맥시칸, 처갓집 양념통닭은 들어봤는데, 하버드치킨은 뭐지? 새로 나온 브랜든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가게에 가 보니, 이런! 정말 오래된 통닭집 이었다!

 

 

 

(참 수수한 가게다)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가게였는데, 평소에는 장사가 잘 안되다가 휴가철이 되니 인근 물가에 행락객들이 몰려들어 오늘은 정신 없이 닭을 튀기고 계신다.  바로 큰 길로 나오면 하나로마트도 있고 하니 통닭 한두마리 사서 맥주 피쳐 사 들고 텐트친 곳으로 가서 먹으면 기분이 좋을것 같다. 주문이 밀려 있는지. 미리 전화예약한 닭을 우리에게 배정하고 냉장고에서 닭을 꺼내서 튀기고 주방이 바쁘다. 생닭을 네모난 큰 중국집 칼 같은걸로 텅텅 토막내서 바로 튀겨내는데, 깔끔하게 잘 해 주시는 것 같다.

 

(정말 옛날 스타일의 그림이 아닌가, 학사모를 쓴 닭과 요리사(?)가 하바드 대학을 상징하는 것 같은데, 통닭과 하바드와의 연관성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매치가 안된다)

가게 안의 사진에 있는 연예인(tv에서 본 적이 있는데 누군지 이름은 모르겠다)은 꽤 나이가 있는 사람인데, 헤어스타일이 80년대 느낌이 나는 걸로 봐서, 이 가게가 꽤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메뉴판에는 가격도 안 적혀 있었는데, 나중에 어머니가 계산하신 걸 보니 양념은 17,000원, 후라이드는 16,0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직접 잡으신 다슬기(여기서는 다슬기를 '고디' 라고 칭한다)도 조금 샀는데 가격은 기억이 안 난다.

 

 

 

고전스러운 치킨 포장 + 양배추는 옛날 햄버거를 포장하던 때 쓰던 포장재 + 콜라까지 해서 비닐봉지에 담아서 주신다.

 

하버드치킨 산내점 이라고 쓰인 고전적인 젓가락 포장이 인상적이다

 

 

함께 먹을 막걸리와 맥주를 한병씩 사서 집으로 올라와서 바로 개봉하여 조카들과 먹었다.

 

(옛날 생각 물씬 나는 포장 : 고무줄로 둘러서 박스를 마무리했다)

 

(양념통닭)

 

(후라이드 통닭)

 

(통닭을 먹기 위해 모인 조카녀석들)

 

 

(그 옛날, 햄버거 포장에 쓰이던 스치로폴 케이스에 싸여 나온 양배추)

 

 

(본인은 후라이드가 깔끔하니 좋았다)

 

본인이 통닭을 여러 종류를 먹어보지를 않아 그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정도면 훌륭한 맛이 아닐까 싶다.

다만 옛날 시골 통닭집이라고 값이 싸거나 서비스가 인심좋아 감동스럽거나 그런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시중 프랜차이즈 치킨에서는 느낄 수 없는 꾸미지 않은 맛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ps) 카드는 안 받고 현금만 받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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