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가 심상치않다. 요즘 세대들의 관심사가 함축된 단어들을 어쩜 이렇게 잘 집어내어 노골적으로 썼는지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소유하고, 대기업에 다니며 게다가 부장급으로 잘 나가는 주인공 김부장과, 그 회사의 상사, 부하직원의 이야기이다. 전지적 작가시점과 1,2인칭 등 여러 시점을 넘나들며 각자의 관점으로 경제적 가치관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자주 드나드는 커뮤니티의 고민글이나 핫 게시글의 댓글들을 모아서 짜깁기 한 것 같이 가볍고 흡입력있게 읽힌다. 책 설명에도 이 이야기를 '하이퍼 리얼리즘'이라고 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여기 나오는 김부장, 정대리, 권사원(그런데 사원급 직급을 진짜 00 사원이라고 부르는것을 실제로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이걸 보면 작가가 진짜 평범한 직..
눈에 보이지 않고 추상적이어서 설명하기 쉽지 않은 것 중 대표적인것이 ‘정신’이라는 개념일 것이다. 그간 인간 정신에 대한 이해와 접근은 신학적인 믿음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잘못된 것들이 많았다. 프로이트는 ‘꿈’을 연구함에 있어서 인간정신의 의식을 포함하는 개념으로써 무의식을 도입했고, 정신영역을 구별하기 위해 이드, 자아, 초자아로 의식의 수준을 나누어 설명하기도 했다. 인간의 정신을 분석 및 해석하는 방법으로 ‘꿈’을 이용하였던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하루의 1/3 가량을 보내는 수면 시간은 의식의 압력 없이, 무의식의 총체 ‘이드’가 자유로운 상황이다. 이 때 나오는 꿈은 무의식이 움직이는 궤적을 그리는 그림이나 영화로 보이는데, 이를 분석함으로써 인간 내면의 의식을 알아낼 수..
동양고전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장자. 중고등학교 윤리 도덕 교과서에서 개요를 학습하고, 중간중간에 들어있는 여러 이야기를 통해 생각보다 멀리 있지는 않은 작품이다. 장자는 7편의 본편(소요유 逍遙遊, 제물론 齊物論, 양생주 養生主, 인간세 人間世, 덕충부 德充符, 대종사 大宗師, 응제왕 應帝王)과 외편外篇, 잡편 雜篇으로 이루어져 있다. ‘니라니라니라’ 하는 식의 서술체가 고리타분하고 짜증날 수 있지만 가슴을 진정시키고 천천히 읽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어쩌면 근원적인 삶의 진정한 가치와 행동방향을 이렇게 고민하다보니 쓰여진 문체가 아닌가싶다. 책의 전반을 보면 장자는 어떤 것에도 침해받지 않는 현실세계의 밖에서 유유자적하면서 초연하게 노니는 사람. 진인, 현자와 같은 사람이고자했던 것을 알 수 있..
이 책은 얇고 짤막한 내용이라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본인은 80년생이다. 90년생과는 10년+@ 차이가 난다. 내가 스무살 때에 10살 많은 형 누나들은 엄청난 어른들로 느껴졌었는데, 이제 90년생이 나를 보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그런 차이다. 저자는 삼성전자의 리더십 개발센터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MZ로 불리는 이들에 대해 여러모로 고민한 사람이다. 이 책을 읽으면 90년대생들에 대한 단편적이지만 전반적인 이해도가 조금 높아질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7080으로 불리는 X세대와의 차이점을 '두 세대가 살아온 과정'의 차이로부터 설명하고 있는데 * 출생 당시 국가의 환경 * 가정 내 형제수 * 부모와의 관계 차이 * 학교생활과 취업환경 를 들어서 서술하고 있고, 90년대생의 특징으로 * 자기효..
이 책의 제목은 무겁다. 선문답(참선하는 사람들끼리 진리를 찾기 위하여 주고받는 대화)을 하듯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나 자신을 돌아보기까지 해야할 것 같은 질문이기도 하다. 첫 느낌대로 심각하고 중요한 주제를 다룬다. 이것은 '나는 누구인가'라고 하는 책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같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한 저자들의 생각이 적힌 책이다. 우리에게 친근한 강신주와 같은 유명한 철학자, 종교학자, 문학가 등의 생각을 잘 정리하여 풀어놓았는데, 저자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야말로 ‘나는 누구인가’, ‘정말 어떻게 살아야 의미있게 잘 사는걸까’ 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될 것이다. 여러 작가들의 강연을 모아서 만든 책이라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
어렵고, 무거운 주제의 책이다. 쉽게 읽히기 위해 만화로 만들어진 것을 읽지만 역시 접근하기 쉽지 않다. 유튜브 쇼트의 짤막한 영상과 한페이지 보고서의 압축 정제된 정보만 접하다 보니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퇴화된 탓이기도 하다. 플라톤의 ‘국가’ 또는 ‘국가론’ 이 책은 국가가 어떠해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에 도달하기 위해 올바름의 정의, 근원적인 가치에 대한 설명을 한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살며, 어떻게 살아야 바르게 사는것인가에 대해서 말하며 ‘지혜’, ‘용기’, ‘절제’와 같은 덕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며 정치제도가 생겨나고, 그로 인해 만들어진게 국가다. 그러면 이런 국가는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어야 가장 좋은 것일까? 여러 정치제도와 국가의 모습이 있지만, 플라톤의 ‘국가..
한비는 춘추전국시대 인물로 법치를 중시한 학자이다. 법은 나라의 큰 기틀이 된다는 것을 알았던 한비자는 법의 힘으로 혼란의 시기를 잠재우고 싶어했다. 성악설에 기반하여 인간을 이해하였던 그는 법치와 통치자의 적절한 권위, 기술을 통해 이상적인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국시대 당시의 혼란한 상황에서 이기심을 가진 사람들을 가장 잘 다스릴 수 있는 방식으로 한비가 ‘법치’를 주장한 것은 나름의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로부터 약 1,600년이나 지난 지금, 수많은 나라와 제도가 명멸하고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거쳐 현대의 수정자본주의가 나타난 시점에서도 한비자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 있어보인다. 실제의 사회현상은 많은 요소들에 의해 영향받기 때문에 하나의 이론과 사상으로는 완전한 설명을..
조선왕들의 생로병사 / 강영민 지음 / BF북스 / ‘12. 3. 19 발행 이 책을 읽은 계기는 최근 가족들과 다시보기로 본 사극 드라마 ’대장금‘ 때문이었다. 대장금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방영한 국민드라마인데 조선시대 궁녀 ’서장금‘이 수라간 나인에서 의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산소같은 여자‘로 유명한 이영애기 연기한 장금의 애환과 이를 둘러싼 악역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재미있어서, 50화가 넘는 장편이었지만 아내와 열 살, 일곱 살 난 두 딸들도 매일 두편씩 챙겨보느라 한달이 훌쩍 지나갔었다. 드라마 대장금의 전반부는 수라간에서의 궁중암투와 갖은 모략을 요리실력과 음식에 대한 진심으로 이겨낸 상궁들의 이야기였는데 다양한 궁중요리의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특히 당시 왕이었던 중종의 “맛있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동양 고전, 사서삼경중의 하나인 대학에 나오는 말이다. 군주론은 수신, 제가 까지 잘 제어가 된 연후에 치국 평천하까지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쓴 군주의 자기계발서이다. 1513년에 출간된 이 책은 고리타분해 보이는 제목과 고전으로 속한 책의 분류 때문에 접하기 어려울 것 같았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우선 생각보다 책의 두께가 얇고 각 장의 내용도 그리 길지 않아 짧은 호흡으로 술렁술렁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야기하듯 구어체로 쓰여있어 충직한 신하가 왕에게 강의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서문이 전하에게 올리는 헌사로 이야기가 시작되는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이 책은 통치자, 왕, 군주를 독자로 삼아 쓰여졌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
하버드에서 배우는 내 아이의 표현력 : 코헨 지음 (2018, 미래타임즈)결혼 후 두 아이의 부모가 되고 나니, 책임감을 크게 느끼게 되었다.아이 키우기 전에는 몰랐는데 '자녀가 부모를 만든다'라는 말이 일리가 있음을 알았다.본인의 아내는 대학시절 '교육학'이라는 과목을 배워서 그런지 자녀 교육에 관련해서는 본인보다 훨씬 성숙하고 어른스런 태도를 가지고 있는데, 큰 딸 연우를 키우면서 자녀 교육에 앞서, 부모의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아이가 말을 안 듣고 막무가내로 떼쓸 때, 아빠의 권위와 명령이 통하지 않을 때, 원인을 알 수 없이 울고 징징거릴 때...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손이 올라가려 했으나 참기를 반복했다. 아이는 아직 **살 밖에 안된, 미성숙한 인격체 이니까 더 참고 기다려..
자녀에게 있어서 좋은 아빠란 어떤 아빠를 말하는걸까? 여러가지 견해가 있겠지만, 아이의 나이와 가정의 분위기에 따라 '좋은 아빠'를 지칭하는 의미는 조금씩 다른 것 같다.'좋은 아빠'의 가장 일반적인 의미는 자녀를 사랑하고, 함께 있으면 즐거우며 자랑스러운 아빠를 말하는 것이리라. 속물스럽지만 경제적인 지원을 아쉽지 않게 해 주는 아빠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고, 자녀를 잘 이해해 주고 편들어주는 사람이라기도 할 것이며, 잘 놀아주는 사람이기도 할 것이다.특히나 자녀의 연령에 따라 중요한 덕목의 비중이 조금씩 다른것으로 보이는데, 자녀가 영유아 시기부터 걷기 시작할 즈음에는 '참을성'이 중요하고, 말을 시작하며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기에는 '친근함'으로 놀아주고 일일히 설명하고 들어주..
이러한 책을 예전에도 여러 권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을 보니 어렸을 적, 영어공부하면서 쓰던 워크북 (루핑 영어였던가 싶다)이 잠깐 생각났는데 똑같은 단어를 무의미하게 반복 작성하는 워크북과는 다르게, 이 책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한 글을 쓰는 노트 역할을 하는 데 있어 차이가 있다.물론 이와 관련된, 내용이 하나도 적혀있지 않아 스스로가 적어야 하는 빈 책도 본 적이 있고 한번 사 보기도 했는데 별로 꾸준히 적지는 못했었다. (책의 표지 : 갑자기 뜬금없이 '아름다운 전쟁' 이라는 표현이 어색하다. 나와의 전쟁이라는 뜻인가? 그럼 적은 나 자신?)(정가는 14500원이라 한다) [적자생존] 이라며, 자신의 사명과 계획, 바라는 바를 종이에 적는 행동은 매우 중요하며 실행력을 올려주는데 큰 힘이 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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