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말차라떼(녹차) 초코파이를 먹어보았다

나이가 들면서 새로이 겪는 일들의 종류가 적어지고, 대부분의 사건과 경험들이 기존에 겪어본 일들이라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이 높아졌다. 매너리즘은 "항상 틀에 박힌 일정한 방식이나 태도를 취함으로써 신선미와 독창성을 잃는 일"이라고 정의되는데, 이는 부정적인 관점에서의 해석이고, 좋게 해석하면 일의 숙련도가 높아져 당황하거나 놀라지 않고 능숙하게 처리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러한 매너리즘은 일이나 사건에 대한 것 뿐만이 아닌, 식생활과 입맛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듯 하다. 매번 먹던 메뉴를 찾고, 새롭고 특이한 맛의 음식은 되도록이면 찾지 않게 되는 행동이 그런건데, 가끔씩은 새로운 맛에 도전을 하여 이러한 맛의 매너리즘을 벗어나보려 한다.

 

초코파이와 같은 과자류에 있어서도 이런 시도를 하고 있는데, 최근에 먹어본 바나나초코파이 (나쁘지 않음) 에 이어, 새로이 나온 녹차 초코파이를 사서 먹어보았다.

 

(최근 먹어본 바나나초코파이 : 나쁘지 않았으나 엄청나게 맛있지도 않았었다)

 

(말차라떼 홈페이지 캡쳐)

 

포장지에는 녹차맛 초코파이, 녹차 초코파이 가 아닌 생소한 단어인 '말차라떼' 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라떼는 우유인걸 알겠고, 녹차같이 보이는데 말차는 뭔가 하니 친절히도 설명이 되어 있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도 말차의 의미를 찾아보니..

 

말차(末茶)  :  가루차(차나무의 애순을 말려 가루로 만든 차).

 

 

말차는 녹차의 한 종류가 아니고, 가루를 타서 먹는 차를 총칭하는 뜻이었다. 그러면 말차라떼라면 가루우유차가 되는데, 일반적으로 가루녹차를 말차라 부르는 것 같으니 녹차라떼맛 초코파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잎을 우려먹는 녹차보다 직접 갈아서 타먹는 말차가 맛에 있어서 덜 쓰고, 순하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말차는 녹차보다 고급인 차로 생각된다.

 

 

 

 

전통의 초코파이. 어렸을 적 반투명 봉지에 있던 초코파이의 마쉬멜로우만 분리해서 먹기도 하고, 봉지째 주물주물 반죽을 하여 똥초코파이를 만드는 등 재미있게 먹었던 추억의 초코파이가 세대를 거듭해서 이렇게 바뀌었다.

 

어쨌건..

 

말차라떼 초코파이는 이렇게 생겼다.

 

 

 

포장은 녹차맛을 연상시킬 수 있는 녹색과 연두색의 조합인데, 이 색상의 조합이 딱히 식욕을 불러 일으키는 종류의 색은 아니므로 포장을 보고 먹고싶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드는것은 아닌듯 하다. 녹색과 초콜렛의 조화가 머릿속에서 딸기맛 생선 과 같은 조합같이 이질스럽게 느껴진다. 오리지널 초코파이의 기본 디자인에서 색깔 조합만 변경된 포장이다.

 

 

자르기 전 외형

 

 

우유와 함께

 

 

 

 

단면을 잘라보면 이윽고 녹차 가루(말차)가 함유된 빵의 부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마시멜로우가 아닌 빵에 녹차가루가 들어있는데 기본 초코파이의 초코맛에 과하지 않은 정도의 녹차 맛이 동시에 느껴져 나쁘지 않은 맛이다.

 

 

 

 

 

녹차맛이 배인 빵 부분의 맛을 좀 더 확실히 느껴보기 위해, 마쉬멜로를 분리해서 먹어보았는데, 뭔가 뭐랄까 이미 오리지널 기본 초코파이의 맛에 길들여진 입맛이어서 그런지 일반 초코파이가 생각나게 하는 그런 맛이 난다.

 

녹차는 텁텁하고 씁쓸한 느낌으로, 개운한 느낌의 음식(?)인 반면, 초콜렛과 파이는 고당도의 달짝지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음식이라, 상충되는 맛이 묘하게 이질감을 유발하는 느낌이었다.

 

차라리 예전 먹었던 바나나 초코파이는 단맛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기에 비교적 이질감 없이 두가지 재료가 친하게 지내는 느낌이었는데, 녹차맛 초코파이는 궁합도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기분탓인가 싶어 우유로 입을 헹구고 잠시 후 다시 먹어봐도 그런 생각이 또 드는 걸 보니, 이 제품은 내게는 별로 안 맞는 것 같다.

 


 

 

치토스 과자도 기본 빨간 치토스에 이어 검정색, 노란색, 흰색 등 여러 버전이 나왔지만 결국 튜닝의 끝이 순정인 것 처럼, 오리지널 원조 과자가 가장 좋았었고,

 

 

프링글즈도 사진의 맛들을 모두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오리지널 빨강이 제일 맛있었다.

 

초코파이도, 적어도 나는 기본판인 그냥 초코파이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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