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협동조합, 레이들로 보고서] - 협동조합직원이라면 한번쯤 읽어보고 고민해 봐야할 책

 

 

 저자 A.F.레이들로|역자 염찬희|알마 |2015.07.10

페이지 244|ISBN  9791185430645|판형 규격외 변형

 

나는 깔끔한 표지의 "21세기" 라는 멋진 단어까지 들어간 이 책이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에 지어진 책인줄은 몰랐었다. 협동조합에서 근무하고 있고, 생협에 가입해서 생활물품을 이용하고는 있지만 협동조합의 이념과 역사에 대해서는 책임자시험을 준비하면서 보고 있는 '협동조합론'이 알고있는 것의 전부인 내게 이 책은 다시금 협동조합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 고마운 존재인 것 같다.

레이들로 보고서는 1980년에 이미 자본주의와 일반 기업의 한계를 뚜렷히 인식한 협동조합인들이 다가오는 2000년대 이후에는 협동조합이 어떠한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은 무엇인가 하는 것을 분야별로 정리하고 협동조합의 핵심적인 가치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강조 선언한 책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요즘에는 상생과 사회적인 의무를 강조하는척 하며 생색내기식으로 활동하는 것과 달리, 협동조합은 태생적으로 '협동'과 '상생'을 모토로 설립 및 운용되고 있는 조직이다. 한정된 자원과 시장 파이을 가지고 무한경쟁과 양극화를 유발하는 현재의 시장경제 상황속에서 그래도 가장 정의(justice)와 가까운 조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협동조합의 여러가지 문제점들, 미래를 위한 과제들, 주요 쟁점과 중요한 과제 들을 읽어보면서 막연하게나마 협동조합에 대해 생각했던 좋은/나쁜 관념에 대해 구체적인 체계를 만들게 되어 매우 기쁘다.

이 책에서는 협동조합의 여러가지 과제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 나는 그 중, 협동조합의 사회참여 부분에 대해 상당수 공감했다. 사회참여 부분은 소비자 협동조합에서 대개 해당이 될 것인데, 예를 들면 아이쿱 생협에서 실시하는 "예외없는 식품완전표시제" 캠페인이 있겠다. 얼마전 나도 1만원 펀딩에 동참하였는데, 이 캠페인은 현재의 식품 원재료 표시가 일부 주요 품목에 대해서만 표시를 하고, 주요하지 않거나 식품에서 차지하는 품목의 종류가 너무 많은 경우에는 생략되는 품목들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모두 표기해서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자는 취지로서 식품의 원재료를 알기 쉽게 모두 표시하자는 것이다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이 때문에 수입산 GMO를 이용한 가공식품이 국내산 제품으로 둔갑되기도 하고, 종된 성분의 표기 생략으로 인해 소비자가 기만당하는 경우가 많다). 협동조합의 이러한 사회 참여가 기업의 전횡을 견제하고, 소비자(약자)를 보호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것을 보고 뿌듯하기도 하고, 협동조합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기도 하였다.

인간의 이기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한, 협동조합이 현재의 보통 기업을 이겨서 사회 경제 모든 분야를 장악하는 시대는 결코 올 수 없을 것 같고, 와서도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양극화와 환경오염,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인간적인, 지속가능한 대안은 협동조합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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